일본 애니속에 나오는 혼혈아들...

일본 애니 가운데 일본인+서양인 사이의 혼혈로 설정된 등장인물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금발에 푸른눈을 가진 경우가 많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스쿨럼블의 에리와 오란고교 호스트부의 타마키 정도.

이들의 특징을 보면 에리의 경우 아버지가 영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 반대로 타마키는 아버지가 일본인이고 어머니가 프랑스인이다. 또 쓰다가 깜빡 빼먹을 뻔 했는데 제비뽑기 언밸런스의 회장, 리츠코 큐벨 케텐크라트도 금발 혼혈인데, 아버지가 독일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이라고 한다.
나는 여태까지 일본인+서양인 부모 사이에서 저렇게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혼혈아가 태어날 리가 없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그들은 엄연히 작품 내에서 하프로 설정되어 있다. 그래서 아무리봐도 100% 서양인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에리와 타마키를 작가가 혼혈아로 설정한 것은 어쩌면 금발에 푸른 눈을 지닌 백인을 동경하는 일본인의 습성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여러 일본애니들을 보면 일본인과 서양인 또는 우주인(?)과의 피가 섞인 등장인물들이 자주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작품 내에서 꽤 비중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과거 일본 정부가 종자 개량을 위해 일본인과 서양인과의 결혼을 장려했다는 우스갯소리가 꽤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대체적으로 혼혈아의 외모가 뛰어난 것은 서로 다른 인종의 좋은점이 많이 섞여서 부모의 외모와 전혀 다른 형질의 종자가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보여지는데...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일본 애니나 만화에 서양인과 피가 섞인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순전히 서양인 또는 그들의 피가 섞여 서양인과 매우 흡사한 외모를 가진 일본인을 동경하는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물론 모든 일본인이 혼혈아를 동경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그들이 혼혈을 바라보는 시선이 훨씬 남다르다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도 그럴듯이 일본은 17~18세기경 네덜란드 상인으로부터 난학을 전래받았으며 또 우리나라보다 먼저 천주교를 접했으므로 당연히 서양 문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이 많았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면서부터 혼혈아가 증가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전제 하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것임.)

그렇지만 이 글을 쓰면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일본 애니나 만화에 나오는 혼혈아들 가운데 흑인과 피가 섞인 혼혈아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좀 억측이지만 동양인은 서양인에 열광하면서 반대로 흑인을 싫어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여기서 추가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과거 투하트에 나왔던 미야우치 레미나 파니포니 대쉬의 레베카 미야모토(베키) 등도 각각 미국인+일본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금발에 푸른 눈.
by 피아월드 | 2006/10/01 13:03 | 애니 이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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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얼큰이 at 2006/10/01 13:37
무의식중의 인종차별이 드러나고 있는걸지도?
Commented by 푸른마음 at 2006/10/01 13:40
에바의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만 해도 그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죠.
Commented by 안경소녀교단 at 2006/10/01 14:21
왠지 모르게 인조이재팬 게시판에서 한글로 혼혈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금지어라고 나옵니다. 혼혈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한문으로 混血이라고 써야 하는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상황...
Commented by 루리카 at 2006/10/01 16:43
생각해보니 애니에서 혼혈아가 많이 나오는군요; 무심코 넘겨버렸었는데요;
Commented by DearJ at 2006/10/01 17:48
잘 생각해보니까요, 일본애니인데도 검은 머리 검은 눈이 얼마 없었던 것 같아요. 음.. 그나마 있어도 주인공은 아니었던것같고.. 지금 피아월드님 글을 보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 싶어요;
Commented by 블래스트호넷 at 2006/10/02 08:56
극상의 쿠온양도 혼혈이라고 하던데.
일본이 과거 나치 시절의 독일에 비해 지금도 인종 차별이 심하니까요. 자신의 종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까기 때문인데, 같은 섬나라인 영국은 외국인을 일본에 비해 잘 대한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피아월드 at 2006/10/02 12:26
얼큰이//그럴지도 모르죠.

푸른마음//아스카는 독일인과의 혼혈입...

안경소녀교단//오 그런가요? 한번 시도해봐야 겠습니다.

루리카//일본 연예인들 가운데 혼혈이 꽤 많기도 하죠.

DearJ//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동양인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걸지도...

블래스트호넷//네 쿠온은 쿼터랍니다. 말씀대로 일본은 인종 차별이 꽤 심하다고 하는데 특히 아시아국가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나라만큼 하겠습니까만은... 그것은 섬나라 특유의 폐쇄적인 민족관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6/10/02 22:41
블랙잭에서 쿠로오에게 피부를 이식해준 친구였던 타카시가 일본인과 흑인의 혼혈입니다... 라고 보니 사실 테츠카 선생은 이미 지금 대다수의 만화가들과는 어딘가 차원이 틀린 사람이니 여기는 예외일려나요?(자세한건 모르지만 실제로 이런저런 압박으로 삭제당한 에피소드들도 많다고 하는걸 보면 확실히 보통 만화가 아닙니다.)
Commented by 차오 at 2007/08/05 21:40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동양인들은 서양인을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보고, 흑인이나 홍인 혹은 동남아계를 깔보는ㅡ 그런 서양인들의 가치관을 무의식중에 내면화해버린 것 같습니다. 저도 무의식적으로 그러구요. 의도적으로 고치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일본인들은 서양을 닮고 싶다-는 욕구가 유독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 글을 보니 공감가네요. 트랙백 해 갑니다~
Commented by 피아월드 at 2007/08/05 22:58
챠오//저도 내심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모두 서양인에 대한 동경심이 대단한 나라도 없을 거예요. 반면 흑인이나 동남아 사람들은 단지 피부 색깔이 우리보다 짙다고 또 못산다는 편견을 갖고 무시해버리죠. 이렇게 보면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 실제로 금발로 나올 확률이 극히 드물다시피(없다시피) 하지만 만화상에서 금발로 표현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금발 벽안의 백인에 대한 동경이 얼마나 대단하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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